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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6년 11월 8일 수요일

8Bit 시절...

피플웨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류한석님의 "8Bit 키드의 현재"라는 글을 읽고...

8Bit시절...

8Bit 시절

애플2, MSX 가 양대산맥으로 있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. 가끔 금성 패미콤 시리즈나 삼성 SPC시리즈를 갖고 있던 아이들도 있었으나 역시 주류는 애플과 MSX였지요.

제가 처음 컴퓨터를 접한 것은 1984년, 당시 초등학교에 처음 도입된 FC-100이라는 컴퓨터였습니다. 학교에 단 한대의 컴퓨터가 들어왔고 이듬해에 컴퓨터반이 생겼습니다.

아이들 60명에 단 한대의 컴퓨터.

그 컴퓨터가 과학실에 있었고 담임선생님이 관리 담당이라서 방과 후에 혼자 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. 그렇게 컴퓨터와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.

중학교 2학년, 생애 최고의 성적결과로 고무된 부모님은 저에게 MSX2를 사주셨고 그 이후로 그 성적은 역사의 한페이지가 기록되고 말았습니다. ^^; 하여간 저는 중학교 내내 컴퓨터에 푹 빠져서 지냈습니다. 온갖 게임도 다 해보고 Basic으로 게임도 만들고 나중에는 Z80 기계어까지 공부하려고 했으나.. 중학생 수준에서는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.

국민PC로 IBM PC가 선정되면서 8Bit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. 컴퓨터 잡지 기사는 점점 줄고 친구들 중 하나둘씩 PC를 구입하면서 같이 게임하고 이야기 나누던 친구들도 멀어져갔습니다.
지금 생각해보면 정부에서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. 계속 8Bit 컴퓨터를 끌고 나갔다면 일본에 컴퓨터 시장이 종속될 것이 뻔했고 빨리 PC를 사용한 덕분에 일본이 PC9801기종으로 삽질하는 동안 우리는 정보통신 강국의 기초를 잘 닦을 수 있었습니다.

고등학교와서 가끔 게임 하는 것 외에는 컴퓨터를 잘 쓰지 않다가 대학에 와서 386 PC와 PC통신으로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.

중학교 때 MSX Basic을 마스터한 덕분에 Visual Basic으로 처음 윈도 프로그래밍을 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. 아마도 그 당시 MSX Basic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저의 모습은 찾기 힘들 것입니다. 그 당시에는 잘 몰랐으나 MSX의 'M'이 오늘날의 Microsoft를 의미하는 것이였고 MSX-DOS를 비롯하여 8Bit시절에 많은 것을 선행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.

다행스럽게도 8Bit 시절의 추억을 갖고 여전히 이쪽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네요. 요즘 아이들은 온라인 게임에 푹 빠져있지만 그 때 우리는 나름대로 게임을 하기 위해 코드를 입력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버그와 싸웠었지요. ^^; 지금 우리들의 모습에서 그 때 기억을 떠올리니 재미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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